갑자기 철든 날
우리를 일으키는 말 “얼어나라!” 아침마다 엄마가 아무리 깨워도 꿈쩍 않던 우리 “얘들아, 눈 왔어.” 그 소리에 큰형 벌떡 일어납니다. 나도 발딱 일어납니다. 막내 찬이도 빨딱 일어납니다. 우리를 일으킵니다. 농촌에서 살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놀지 않은 시기가 없었다. 봄이면 참꽃 산을 오르내리거나 살구나무 아래서 꽃향기에 취하고, 여름이면 냇물에서 풍덩대며 서리한 자두를 먹고, 가을이면 고추잠자리 나는 하늘에서 알알이 영근 감을 따고, 겨울이면 온통 동무들과 놀이 세상이었다. 사계절 내내 동무들과 뛰어놀았다. 특히 겨울이면 연 날리기, 얼음배 만들어 타기, 썰매타기, 자치기, 딱지치기, 구슬치기, 깡통 돌리기, 논에서 축구하기 등 놀이가 풍성했다.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바둑이가 가장 먼저 좋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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