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3작가의 삶은 저마다 다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그릇을 만드는 데 모든 삶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한 사람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기호, 성격, 취향이 하나의 그릇에 총체되어 있다. 여기에는 가치 있는, 그리고 아름다운 그릇을 만들기 위해 낙담하고 좌절했을 그들의 시간과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그것을 찾기 위해 자신의 무능과 기술의 부재, 생활의 각박함, 그리고 장인과 예술가 사이에서 무던히도 치열하게 싸워야 했을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그릇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13인의 도예가가 빚은 예술 세계를 소개하는 미술 에세이 그릇 . 이 책은 국내 유일 도예 큐레이터 홍지수가 도예가 열세 명의 작업실을 방문하고 그들의 예술과 삶을 그려낸 것이다. 선정작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좋은 그릇은 무엇이고 그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들려주며 예술과 실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도예가가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으로 독특한 예술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자유분방한 백자 그릇을 만드는 김상범, 그릇 안과 밖, 바닥굽 안쪽까지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붙이는 ‘이기적인’ 그릇을 만드는 정길영, 소나무 잿물로 유약을 발라 불의 흔적을 남기며 듬직하고 소박한 그릇을 만드는 이인진 등 13인의 도예가는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더불어 작업 공간을 사진으로 담아 그들의 열정적 삶과 작품의 현장감을 생생히 보여주며 도구, 드로잉, 작품들까지 다채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릇, 그리고 사람을 만나다
김상범
굴암리 굼터, 시큰한 감식초 같은 그릇
이태호
섬세한, 그리고 미묘한 감각의 끝
이인진
부단한 부지런함이 만드는 묵직함
허진규
인고와 사명으로 빚는 삶의 그릇
김상만
소박함으로 그리는 소소한 일상
이수종
무위자연無爲自然하는 자의 그릇
윤광조
흙, 바람골 그리고 심연과 마주하다
이은범
푸른색으로 꿈꾸는 법고창신法古創新
김시영
겨울밤 하늘에 내려앉은 천개의 별
안정윤
자연을 닮다 담다
이창화
그릇이 예술이다
고희숙
고요한 백색의 위안
정길영
시시포스의 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