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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잠이 안 와


아기들이 5개월 정도 되면 밤잠을 조금씩 늘이기 시작하죠. 엄마는 의도적으로 밤중 수유를 끊으려고 노력하고, 저녁에 재울 때는 재우는 "의식"을 하라고 하잖아요. 잘 되지는 않지만...^^ 저는 7개월 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이 지은양은 유난히 잠이 많은 아이였고, 순해서 아주 잘 따라줬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물론 아이가 자라면서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었지만요.^^)저희 집에는 잊지 않고 하는 의식이 있습니다. 화장실 다녀오고, 안녕히 주무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포옹하고 뽀뽀하고... 마지막으로 이불 정돈을 해준 뒤, 책을 5권 정도 읽어주는 거죠.아이들은 잠이 몰려와 눈꺼풀이 저절로 닫히면서도, 왜 끝까지 졸립지 않다고 하는 건지... 어떻게 하면 안잘 수 있을까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 같아요. 그런 아이들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잖아요.ㅋ(얼른 자야 드디어 엄마의 시간이 오는 데 말이에요) 하지만 아이가 잠드는 그 순간까지 아주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아이는 정말 안심하고 푸~욱 꿈나라로 갈 수 있을 거에요.<<아빠는 잠이 안 와>>는 잠자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아빠와 놀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에요. 그런데 자신이 아닌, 아빠가 잠들지 못하니까 아빠를 재워주어야 한다며 이리~ 저리~ 아빠를 끌고 다니죠. 보통의 상황과는 다른 아이의 설정이 참으로 재미있습니다.아빠 핑계를 대는 아이가 귀엽기도 하고요. 이런 아이의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은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그림의 색감이 정말 예쁘지요? 아이가 아빠를 재우는 노력으로 악기 소리가 등장하는 데 그 소리가 색으로 표현돼요. 피아노는 초록색으로, 색소폰은 빨강, 첼로는 노랑, 하프는 보라.... 아이와 아빠의 반응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빠와 함께 잠든 아이의 모습도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요.엄마의 역할만큼이나 아빠의 육아 참여가 매우 중요한 요즈음입니다. 매일같이 붙어있어 잔소리만 나오는 엄마의 자리만큼이나 무엇이든 받아주는 든든한 아빠의 자리도 무척 중요해요.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재워주기도 하는 아빠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빠와 더 놀고 싶다며 잠자리에 안 들려고 버티고는 합니다. 그런데, 책 속의 아이는 오히려 자기가 아빠를 재우겠다며, 엄마아빠가 자기를 재울 때처럼 음악을 들려주고 책을 읽어 주겠다고 야단법석이에요.

풍부한 아이의 상상 속에서 아이는 아빠를 위해 여러 가지 악기 연주를 시작합니다. 초로롱 포로롱 푸른 빛깔 피아노 소리, 붕붕 뚜뚜 붉은 빛깔 색소폰 소리, 스스랑 자르랑 노란 빛깔 첼로 소리 등 악기의 아름답고 천진난만한 가락이 환상적인 색채와 함께 책 속에 녹아듭니다.

아빠는 잠이 안 와 는 아빠와 조금이라도 더 놀고 싶은 마음을 한껏 재치 있게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잠 안 자고 더 아빠와 놀고 싶은 행동과는 반대로 졸린 것을 꾹 참고 아빠와 놀아 주고, 잠 안 자겠다고 떼쓰는 아빠를 재우겠다는 아이의 깜찍함이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