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가끔은 일탈을 꿈꾼다. 어디론가 나가고 싶다. 그러나 쉽사리 나가질 못한다. 들어오기 싫어질까봐..^;;;ㅋ 예전에 사주를 봐주던 심술떼기 아저씨가 그랬다. "얘는 사주에 역마살이 꼈어! 안 그래 보이지?? 근데, 얘는 그래. 집에 있으면 집 밖에 안 나갈려고 하고, 집 밖에 나가면 집에 들어갈려고를 안 해." 그때는 콧방귀를 뀌며 들었지만, 이제는 좀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정말 나는 그랬다. 그래서 쉽사리 나가질 못한다. 정말 안 들어오게 될까봐..^;;;ㅋ   허영만과 열 세 남자.. 요트를 타고 유랑을 꿈꿨다. 그들은 근사한 유랑을 꿈꾸었으나, 현실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걸 지대로 알려주었다. 첫 항해에서도 호되게 생고생을 했으나, 싸나이~! 한 번 먹은 마음.. 쉽사리 접질 않았다. 서해의 전곡항을 시작해서 동해의 삼척항까지.. 만 1년에 걸쳐서 전국항해일주를 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들의 모험담이자 고생담..ㅋ 대단~하긴 한데, 부럽지도 않고, 따라하고 싶지도 않다. 배멀미는 안하지만, 어휴~ 그런 생고생은..^;;;ㅋ 그치만 그들의 용기와 무모함이.. 부러웠다. 젊은 것이다. 세월의 나이에 상관 없이.. 그들은 무척 젊었던 것이다. 젊은이들만이 할 수 있는 무모한 도전.. 그들은 진정 멋졌다!!       p.273 해 뜨는 바다, 동해의 아침은 일찍 찾아왔다. 동녘의 별들이 빛을 잃는가 싶더니 여명이 밝아왔고 물이 담긴 컵에 빨간 물감을 떨어뜨린 듯 붉은 기운은 삽시간에 하늘과 수평선 사이로 퍼졌다. 이제 나침반을 볼 필요가 없다. 목적지는 해가 떠오르고 있는 바로 그 방향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태양을 향해 돌진했다.   p.295 옆에 붙어 앉은 정상욱 부선장의 몸이 점점 내 쪽으로 기운다. 그는 휴식도 없이 벌써 네 시간째 같은 자리에서 집시트를 잡는 중이다. "형, 들어가 쉬시죠?" 졸음에서 깨어난 정 부선장이 대답 대신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 문다. 라이터가 젖어 불을 붙이는 데 한참 걸렸다. "내가 들어가면 네 옆구리가 시리잖아." 그 한마디가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체온보다 따뜻했다.                                

바다길을 따라 여행하는 대한민국술자리가 무르익으면 평소 말없고 얌전하던 사람도 호기를 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술기운에 던진 한마디가 화근(?)이 되어 일이 일파만파 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여행은 한적한 인사동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허영만 화백의 한마디가 화근(?)이 되었다. 바다에도 길은 있지? 그런데 왜 우리는 그 동안 산으로만 다녔지? 돛단배를 타고 바다의 백두대간을 가보자. 서해에서 남해를 돌아 국토의 막내, 독도까지. 옆에 있던 히말라야 사나이 박영석 대장이 허 화백을 거들었다. 파도와 싸우며 바람을 타고 독도까지∼. 야, 그거 좋은데요.전곡항을 떠나 남해와 동해를 훑고 독도를 돌아 삼척에서 마침표를 찍은 바닷길 일주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육지를 통해 차로 4시간 이면 되는 길을, 영해기점이 되는 외곽 섬들을 거쳐 바닷길로 에워 돌아가는 데 만 1년이 걸렸고 총 항해거리는 3,075킬로미터였다. 이 기간 동안 허영만 선장과 열 세 남자의 무동력 돛단배를 타고 바다를 통해 대한민국을 여행했다. 바다에 관해서, 항해술에 관해서 백지 상태였던 그들이 가진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모험심 그리고 호기심이 전부였다. 집단 가출호의 선원들은 힘들었지만, 이들 덕분에 독자들은 한국의 바다와 섬과 해안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회사와 일이 일순위였던 하지만 어느 날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는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이들의 집단가출은 웃음과 함께 자신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허영만과 열 세 남자의 무모한 도전은 자신의 로망을 실행하기 위해 고민하거나, 행동해보지 못한 남자들의 심리적 대리만족 을 시켜주고, 특히 가출 경험이 화려한 허영만 화백의 위트있는 그림과 우리 바다 우리 섬의 풍광이 담긴 사진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집단가출호의 전체 항로
생고생 열전
요트 일주를 위한 도움말

준비 : 바람으로 가는 돛단배 타고 바다의 백두대간 가는 게 어때?

1차 항해 : 극복할 수 없는 한계, 양보할 수 없는 낭만
경기 전곡항, 인천 굴업도, 선갑도, 경기 풍도, 전곡항

2차 항해 : 서해 끝, 격렬비열도
전곡항, 충남 격렬비열도, 외도, 오천항

3차 항해 : 이 땅의 숨은 고수들
오천항, 전북 어청도, 십이동파도, 상왕등도, 목포

4차 항해 : 히말라야는 올라도 멀미는 못 이겨
목포, 흑산도, 우이도, 목포

5차 항해 : 제주도의 그림 같은 풍경과 바꾼 한치 한 상자
목포, 제주 도두항, 화순항, 마라도, 화순항

6차 항해 : 예리한 바람에 파도를 가르고
화순항, 신양항, 거문도, 여수

7차 항해 : 항해, 그 생고생이 재미다
여수, 소리도, 경남 물건항

8차 항해 : 추위도 녹여버린 보석 같은 푸른 섬들
물건항, 통영 욕지도, 거제 지세포, 이수도, 진해

9차 항해 : GPS가 없어도 바람이 우리편!
진해, 부산 수영만, 울산 방어진, 일산항, 포항 양포항

10차 항해 : 서남해 파도가 잽이라면 동해는 헤비급 펀치
양포항, 영덕 강구항, 축산항, 울진 후포항

11차 항해 : 세월을 견뎌낸 기분 좋은 빚
후포항, 삼척 장호항, 금진항, 속초, 삼척항

12차 항해 : 독도다! 독도가 보인다!
삼척항, 울릉도 사동항, 저동항, 독도, 삼척항

에필로그
허영만 선장과 집단가출호 대원들